http://n.news.naver.com/mnews/article/025/0003193146?sid=104
63%(2021년 11월)→71%(2022년 2월)→83%(3월).
블라디미르 푸틴(69) 대통령에 대한 러시아 국민 지지율 추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 63%였던 지지율이 개전 이후 훌쩍 뛰어올랐다. 여론조사를 진행한 레바다센터의 데니스 볼코프 국장은 “서방 제재가 점점 조여오는 상황에서 러시아 국민은 푸틴 중심으로 결집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스로 위기를 만들고, 자신을 해결사로 부각시키며 지지세력을 결집하는 푸틴의 이같은 통치 성향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정체성 정치인(identity politicians)'이라고 규정했다. '현대판 차르'로 불리는 푸틴은 집권 내내 제손으로 주변국을 공격하고 러시아를 고립시킨 뒤 국민들에게 "외부 공격에 맞서는 위대한 러시아"를 강조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집권 정당성을 다져왔다면서다.
2008년 총리로 물러 앉아 있을 동안 조지아 침공을 주도했다. 부쿠레슈티 선언을 통해 "조지아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염원을 환영한다"고 밝혔던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에게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8월8일)에서 전날 '조지아 침공'을 밝히는 그의 득의양양한 표정은 역사의 한장면으로 남았다. 나토 동진(東進)에 반발심이 컸던 러시아에서 푸틴의 이같은 행동은 '서방에 맞선 강한 지도자'로 각인되면서 역대 최고 지지율(88%)을 기록했다.
2012년 대통령에 세번째 당선된 푸틴은 2년 뒤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침공, 강제합병에 성공한다. 전승 소식에 지지율도 80%대로 급상승했다. 이 같은 행보를 가리켜 데이비드 브룩스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는 "러시아 국민들은 세계 무대에서 강력한 인물로 행진하는 푸틴과 러시아의 정체성을 동일시하며, 소련 해체 이후 트라우마를 극복해갔다"고 지적했다.
"푸틴, 종신 집권 위해 전쟁 필요"
레온 아론 미국기업연구소 러시아연구원은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 기고문에서 "과거 경험을 통해, 푸틴은 종신 대통령이 되려면 전시 대통령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서도 "오는 2024년 그가 대선을 앞두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레바다센터의 여론조사에서, 우크라이나 침공 위기가 본격화 되기 전인 지난해 10월 40% 이상이 '푸틴의 2024년 복귀를 원하지 않는다'고 집계됐다.
지난해 푸틴의 정적인 러시아 야당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독극물에 중독돼 생사를 오간 일이 전세계에 생중계 됐고, 수만명의 시위대가 거리로 나와 나발니 사건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이례적인 사건도 있었다. 당시 그의 지지율은 역대 최저인 59%였다.
푸틴의 기대대로, 지난 2월24일 개전 직후 푸틴에 대한 지지율은 상승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교착상태에 빠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푸틴이 과거와 같은 '손쉬운 승리'를 거두고 집권 연장의 도구로 삼기는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일각에선 그가 최근 공식석상에서 보이는 말과 행동의 불안정성을 들어 정신적 불안증 외에 '암수술 가능성' 등 건강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절대권력' 푸틴, 실각시 '러시아 대혼란' 관측
푸틴의 절대권력이 너무 큰 상황에서 러시아의 후계 구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서방 언론은 푸틴의 실각은 미국이나 중국 지도자보다 훨씬 더 큰 혼란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푸틴이 장기집권의 틀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러시아 내 ‘질서 있는 권력 이양 장치’를 제거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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